일상/사람

왼손의 달인들 - 스타크래프트 올스타전

Lei 2005. 8. 22. 13:05
* T : 테란, P : 프로토스, Z : 저그

주말에 스타크래프트 올스타전을 봤다. 생방송은 놓치고, 재방송으로 MBC게임넷, 온게임넷 각각의 중계를 전부 다 봤는데, mbc 쪽은 아무래도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받아서 중계하다보니 한 박자씩 어긋나는 느낌이고, 확실히 현장 중계하는 온게임넷 쪽이 훨씬 재미있더라.
임요환T - 이윤열T 전은 지난번 랜덤에서 임요환 프로토스 대 이윤열 저그의 여파가 남아 있어서 나는 가벼운 기분으로 봤다.
임요환의 채팅 러시(예 : 우리 얄이 몇살?)에 묵묵부답이었던 이윤열을 보면서 능글 오지공(어이, 아가씨 시간 있어?)과 새침데기 여왕수(뭐야, 이 아저씨는...)가 떠올랐던 것은 내가 썩어서 그런 거겠지. orz
팀플임에도 단독으로, 핵까지 맞아가며 힘겹게 싸운 김정민T 선수와, 무서운 상승세의 마재윤Z 선수를 이긴 김동진T 선수도 인상적이었다. 결국 mvp까지 따냈고.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강도경Z - 박정석P의 팀플은 초반 약간 헤맨 것을 빼면 왕년의 최강 팀플을 고스란히 재현해줘서 기분이 묘했다. 정말 둘이 호흡이 너무 잘 맞아~ h.o.t forever라는 아이디 때문에 관심 가졌던 강도경 선수, 이번에도 그 손담은 여전했다.
"정석이는 프로브 뽑기만해도 손이 바쁨. 나는 심심한데." 라니. 귀여워~. >.<
그런데, 서지훈T 선수 정말 냉정. 외모에서도 그런 냉정함이 풀풀 풍겨나오지만, 퀸 나온 거 보고 바로 gg친 거는, 뭐랄까, 팬 서비스 차원에서 그정도 험한 꼴은 좀 당해줘도(?) 좋지 않았을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강도경 선수는 이기고도 허탈했을겨.
양쪽 다 랜덤으로 했는데도 운명의 장난(;)으로 주 종족이 나와버린 박성준Z - 강민P 선수의 마지막 경기를 강민 선수가 이기면서 올스타전은 백팀의 승리로 끝이 났다. (청팀2 : 백팀5)
채팅이 허용된 경기여서, 선수들의 채팅 러시가 아주 볼 만했는데, 그 중 재미있었던 것.

<차재욱T/서경종Z : 김정민T/안석열Z>
차재욱 선수가 초반에 맵도 모르고 팀플 초짜라 살살해달라고 엄살을 부렸는데, 계속 맹공을 퍼붓자.

안 : 맵 모른다며!
차 : 몰라여.
안 : 그러면서 잘도 찾아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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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양쪽 저그가 다 엘리를 당하고, 차재욱 선수가 핵을 한방 날렸는데도 김정민 선수가 끈질기게 대항하자

차 : 힘듭니다 형님.
김 : 나는 죽겠다.


<박성준Z : 강민P>
정찰나간 프로브가 저글링에 딱 걸리자

강 : 살려주면 안 돼?
박 : 안돼염.
강 : 아, 요즘 애들은 넘 매정해 ㅠ.ㅠ

그날 최고는 이거였다.

<전상욱T/박태민Z : 홍진호Z/박상익T>
홍진호 선수가 전상욱 선수의 본진을 습격해서 커맨드 센터를 띄우게 만든 후 박태민 선수쪽으로 공격 들어가면서

홍 : 테란 살려주겠음. 커맨드 내려서 돈 캐세요.
전상욱 선수가 감사를 표하고 무사히 커맨트 센터를 안착 시켰더니만, 홍진호 선수는 박태민 선수 본진에 성큰 콜로니를 건설했다;

아, 이로써 꺼졌던 불씨에 확실하게 불을 지피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