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잘라야지 잘라야지 하면서도 주말엔 친구를 만나거나, 집에서 뒹굴기 바쁜 고로;; 좀처럼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큰 맘 먹고 미용실을 다녀왔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미용실이라는 공간이 치과 정도는 아니더라도 아무튼 좀 거북한 곳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나 -_-;;)
마음에 둔 머리 모양을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고, 또 열심히 설명했는데, 결과는 영 딴판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고, 또 미용사도 아무 말없이 머리만 만지고 있으면 심심하기는 하겠지만, 이것 저것 물어보는 것도 별로고요.
가장 좋은 건 단골 미용실에 단골 미용사가 있어서 내가 별 말 안해도 내가 원하는 대로 머리를 잘라주는 건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은게, 미용사들은 이직하는 경우도 많고, 또 마음에 든 미용실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하면 귀찮아서 잘 안 가게 되니 허사가 됩니다.

제가 원하는 머리는 아주 단순합니다. 어깨를 살짝 넘기는 길이로 적어도 묶을 수 있어야 하고, 층은 내도 좋고 안 내도 상관없지만, 숱은 좀 많이 쳐서 머리가 가벼우면 좋겠다는 것. 그런데, 그 조건도 제대로 클리어 하지 못하다니!!! 왜 자기들 맘대로 내 머리를 디자인 해버리는거냐!!! 라고 외쳐주고 싶을 때가 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어쩔 땐 본의 아니게 머리를 기르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한 1년을 미용실을 안 갔더니, 머리가 등허리 까지 자랐다는;)

오늘도 저는 분명 어깨를 조금 넘기는 길이라고 했는데, 어깨에 살짝 걸치는, 딱 뻗치기 좋은 길이로 숭덩 자르더군요. 아, 뭐 머리야 금방 자랄 테니까. OTL
그나마 지금은 드라이를 해서 깔끔하게 어깨부근에서 정리된 머리지만, 내일 아침 감고나서 어떤 형상이 될지 상상하는 것도 무섭군요. (이거 묶이기는 하겠지? ;ㅗ;)


미용실을 나와서 자기에게 상주는 셈으로 생체리를 한 통 사왔습니다. 아아, 체리 님은 어째서 이렇게 맛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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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먹느라 바빠 사진 찍는 것을 잊었는데, 이번엔 몇 개 집어먹다 생각나서 부리나케 찍는 데 성공


비록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그 영롱한 색상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맛있었습니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생체리의 맛은 새콤하고 달콤한 것이, 굳이 비교하자면 자두 맛에 가깝다는 감상인데, 시중의 체리맛이라는 향료들은 왜 죄다 그런 멀미날 것 같은 맛과 향을 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