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황폐해진 블로그에 꾸준히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한동안 이 블로그는 방치 상태를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12월 까지는. 지금 동시다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서 머리속이 복잡하기 그지없습니다. 게다가 잔업은 줄이고 업무시간에 빡시게효율적으로 일하라는 회사 분위기에 맞춰 회사에서 블로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ㅡㅜ (집구석 PC는 몇 달째 방치모드 OTL)

2.
비누로 머리를 감고 식초로 헹군지 2달이 지났습니다. 그 경과 보고입니다.
(좋은) 비누를 선택해서 머리를 감는다고 샴푸보다 더 머리결이 좋아지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초기엔 뻣뻣함과 묵직함에 찰랑찰랑 샴푸가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비누가 두피에는 더 나쁘다고도, 좋다고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더 흘러봐야 알 수 있는 것이고. 보통 지금 상태의 머리카락은 3년 정도 걸려서 자란 것이라고 하니, 3년 뒤에나 머리결을 논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혹시 비누로 머리감기를 시도하려는 마음이 있으신 분들을 위한 후기(?)입니다. 참고로 저는 어깨를 넘기는 머리 길이에 비교적 튼튼한 머리결이나, 끝부분이 뻗치는, 곱슬이라 하기엔 난감한 생머리이며, 이틀에 한 번 머리를 감습니다.


3.
메이크업을 비롯한 일체의 화장품을 딱 끊은지 2달이 지났습니다. 저는 IBM(*이미 배린 몸) 피부라서 귤껍질 모공에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뾰루지, 오전 10시만 되면 바로 번들거리는 오일뱅크 였거든요. 그러니 남들이 여드름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을 써도 그때 뿐이고 시간 지나면 또 뒤집어지고 여드름 자국 남아서 피부 톤도 얼룩덜룩 그랬습니다. 그래서 아예 화장품을 끊고 난 뒤에도 잠깐 트러블이 나고 할 때 그걸 포기하겠단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두달이 지났는데, 지금 제 얼굴은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깨끗해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피부가 전혀 번들거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마 저절로 피지 조절을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과잉 피지가 없어지니까 자연히 트러블도 수그러들고, 생겼다가도 금방 가라앉습니다. 트러블이 줄어드니 피부 톤도 고르게 됐습니다. 전에는 얼굴에 붉은기가 많이 돌아서 저희 어머니는 고혈압을 의심했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여드름 자국도 희미해졌습니다. 단지 세안제를 폼클렌징에서 자연비누로 바꾸고, 아침 세안은 쌀겨로 하고, 세안 후에는 맨손 마사지를 해준 것 뿐인데 말입니다.
지금은 날씨가 건조해져서 쌀겨 세안은 일주일에 한두번으로 줄이고, 맨손 마사지도 포도씨 유 마사지로 바꿨습니다. 포도씨 유를 그냥 써도 되지만, 저는 향기를 좋게 하려고 카모마일 티백을 인퓨즈 해서 사용합니다. 포도씨 유 자체는 향이 거의 없는 가벼운 오일인데, 여기에 카모마일을 우려내면 사과향 비슷한 향이 나서 저는 매우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카모마일은 피부에도 좋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겠지요. 아무튼, 화장품 값 굳어서 좋습니다. ^^

4.
바쁘다고 징징대는 와중에도 할 건 하고 있다(응?)는 증거로;; 주말엔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보고 있습니다. 아아~ 가을에 힘받는 프로토스! 이번에도 가을의 전설을 이어갈 수 있을런지. 오영종 선수, 강민 선수, 우승합시다!!
그 와중에 개인전에서 양대 PC방 리거로 전락(;)한 박정석 선수는 제 2회 수퍼파이트 대회에 나오게 되어서 드디어 개인전 볼 수 있나~ 했더니, 상대는 이윤열 ㅡㅜ. 뭐, 그래도 가을이니까....라며 위안하기.


5.
난데없이 '환상의 커플'에 꽂혔습니다. 아아~ 제대로 물 만난 한예슬 양. 그대는 진정 내츄럴본싸가지~♡
솔직히 한예슬이라는 배우에 대해 아는 것도 없고, 호감, 비호감이랄 것도 없는 무지한 상태였던 저. 그 옛날 논스톱에서 '그래, 나 싸가지 없다.'라고 당당하게 외치던 그녀의 모습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상의 커플에서 보여준 그녀의 '나상실'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일단, 안나 조(나상실). 그녀의 명대사 한 구절.
상황은 기내에서 한 어린이가 인어공주 동화책을 읽어달라며 찡얼대자, 그녀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얘기해주지. 죽어. 왕자가 바람나서 칼로 끝장을 보려다가, 배짱이 모자라서 결국은 물에 빠져서 죽어"

기억을 잃고 나상실로 장철수에 더부살이를 하는 그녀. 장철수의 전 여자친구 꽃집 아가씨 박한별(극중이름 모름;;)이 "철수씨에게 지난 번엔 고마웠다고 전해주세요."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이봐, 꽃다발!
정말 장철수한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는거야,
아니면, 장철수가 너한테 고마운 짓을 했다는 걸 나더러 알라는거야?
그런 냄새나 피우는 분명하지 않은 인사는 남에게 전해달라는게 아니야!"


완전소중 한예슬을 외치게 만드는 저 도도함에 이미 낚였습니다.

그 외에도 '한 번 지나간 자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어린이들, 인생은 그런거야.'를 비롯한 시의적절한 그녀만의 명대사. 짜장예슬이라 불리우는 신들린 듯한 자장면 씬. 이것이 홍자매의 힘인가, 천연덕스러운 한예슬 국어책 읽기의 힘인가. 어쨌거나 주말의 즐거움이 늘었습니다. (허나, 원작 영화 같이 진행되면 바로 급비호감!!)

ps. 오늘은 10월의 마지막 밤입니다. 차마 10월 비워두지 못하고 여기까지 적느라 기력이 다해서 댓글은 차차 달겠습니다. 죄송 ㅠ.ㅠ